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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3.02.12 조회수 4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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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의 산고곡심(54)]체육은 체육인의 손으로③

[김운용의 산고곡심(54)]체육은 체육인의 손으로③


【서울=뉴시스】문성대 기자 = 케반 고스퍼, 토마스 바흐, 김운용, 자크 로게, 길버트 펠리(왼쪽부터)가 1999년 IOC 집행위원회에 참석한 모습. 2013-02-07



【서울=뉴시스】1968년 미국인 유니스 케네디가 제안해 시작된 스페셜올림픽의 동계대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열렸다.

지적장애인의 올림픽인 스폐셜대회가 평창에서 열림으로써 5년후 열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준비 과정이 높게 평가되었다.

뿐 만 아니라 정상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장애인보다 더 경시당하기 일쑤였던 지적장애자들이 이번 평창대회에서 보여준 감격적인 모습에서 한국인의 저력을 찾아볼 수 있었다. 버마의 민주 투사 아웅산 수지 여사도 평창에 와 전 세계인들이 장애인들을 함께 껴안아 줄 것을 호소했다.

88서울올림픽은 외교, 정치, 사회적으로 한국의 세계적 이미지를 바꿔 놓았지만 평창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평 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남북간 협력 문제도 아직 진전이 없다. 더욱이 주시설인 평창 알펜시아의 부채가 1조원을 넘어 중앙정부가 부채를 인수하지 않으면 강원도는 파산할 것이라고도 한다. 앞으로 알차게 경제적으로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르도록 지원하고 기원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다. (국제대회 개최)벌여놓고 세금에 손 내미는 행위는 이제 지양해할 때다.

이번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기간에는 오는 9월 퇴임하는 자크 로게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도 방한해 현장을 찾았다.

지난해 받은 수술 후유증으로 브라질 방문도 취소했고 의사들의 5가지 과도한 활동 제한 조건이 붙어있었지만 로게 위원장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평창을 방문했다.

지역 부위원장과 IOC위원들을 동반하던 전임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과는 달리 그는 구닐라 린드버그 IOC 조정위원장, 길버트 펠리 체육국장과 크리스토프 드 케퍼 사무총장 등 실무급만 데리고 왔다.

IOC도 사마란치 시대의 클럽형에서 이제는 몇 사람이 움직이는 기업형으로 바뀌었고, IOC위원들은 아무런 권한도 없는 시대가 된 지 오래다. 올림픽 가족(Olympic Family)이라는 말은 아예 사용조차 되지 않는다.

지금 IOC는 한때 '사이클 황제'로 불렸던 랜스 암스트롱이 얼마전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고백한 것 이상으로 심각한 오랜 병폐인 국제사이클연맹(UCI)의 약물복용은폐 문제 처리에 직면해 있다. 심각한 문제다.

또 축구계의 승부조작 문제도 유로폴이 발표함으로써 스포츠계가 초토화되고 있다. 사마란치 시대가 정말 스포츠의 황금기로 현재보다 오히려 덜 부패한 시대가 아니었는지.

로게 위원장의 방한 목적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을 예방하고 정부의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그 런데 일부 보도에 의하면 이례적으로 박근혜 당선인이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 문제를 로게 위원장에게 요청했다. 세계태권도연맹이 (잔류문제에 대해)괜찮다고 하고 다니는 동안 걱정스러운 생각을 가진 박 당선인이 나선 것 같다. 이달 중순 열리는 로잔 IOC집행위원회에서는 퇴출시킬 스포츠 종목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태권도가 자력으로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을 창설해 20년 만에 1994년 파리 IOC총회에서 85대0, 즉 만장일치로 올림픽 종목이 돼 세계를 놀라게 할 때까지 어느 누구도 IOC에 태권도를 올림픽 종목으로 가입시켜 달라고 요청한 사람도 없었고 정부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 같은 무관심적인 자세가 이제 와서 박근혜 당선인에게까지 올림픽 잔류 문제를 걱정하게 만드는 지경에까지 이르도록 한 것이다.

태권도가 너무 쉽게 (올림픽 종목에)들어가 너무 큰 영광을 손에 쥐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참여정부 시절 태권도와 전혀 관계가 없던 인물들을 정치적으로 세계태권도연맹에 앉혔던 것이 원인인지. 50대50의 올림픽 종목 잔류 확률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현 시점에 세계태권도연맹의 분발이 더욱 절실히 요청된다. 로이터통신도 근대5종과 태권도가 퇴출 도마에 올라있다고 보도했다.

IOC위원들은 겉으로는 미소를 짓고 'NO'를 안한다는 사실을 문화체육관광부나 세계태권도연맹이 알고 로비를 하는지 모르겠다.

서 울지법 민사14부가 최근 세계태권도연맹에 태권도 호구 관련 문제로 라저스트 스포츠에 1억6000만원을 손해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세계태권도연맹은 IOC 윤리위원회가 내린 행정과 재정에 대한 시정, IOC위원에게 보낸 돈봉투 사건으로 야기된 경고를 잊어버린 것 같다.

세계화 시대에는 정치, 경제도 국내 것만 갖고는 안 되고 또 국제 것만 갖고도 안 된다. 국제·국내를 두루 어루만져야 한다. 정치도 오늘의 선거만 생각하는 정치꾼보다는 내일의 국리민복을 생각하는 정치가 필요할 때다.

스포츠도 이제 국가의 방대한 투자 없이는 올림픽 유치도 불가능하고 올림픽 메달도 딸 수 없는 시대가 왔다. 대한체육회 예산 1350억원도 국가 지원이고 선수연금과 경기장 건설과 유지도 국가에 의존해야 한다.

요 즘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들은 회장선거가 거의 끝 무렵에 와있다. 오는 22일에는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열린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체육은 체육인의 손에 맡기고 재벌이나 정치인은 뒤에서 후원하든지 프로스포츠를 육성하든지, 아니면 고령화 시대를 맞아 지역사회 건전화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

일류국가의 예를 보아도 그렇다. 그런데도 모 언론에서 지적했듯이 여전히 국회의원이 체육단체장을 맡으려고 야단이고 재벌들도 대한체육회와 체육단체를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또 모 재벌가 출신 경기단체장은 IOC위원이 되기 위한 운동을 한다고 한다.

이번 선거에 박용성(73) 대한체육회장이 출마를 포기하고 자신의 사업에 충실하기로 한 결정은 진일보한 것이자 잘 된 것이다. 유럽유도연맹의 반발로 국제유도연맹회장을 사퇴하면서 당연직 IOC위원까지 연계 사임한 이후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재기해 현재까지 대한체육회를 이끈 공과 그의 용퇴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제 대한체육회장은 선거 때마다 연례행사로 출마하는 '꾼'이 아닌 참신하면서도 믿을 수 있고 체육발전에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이 맡기를 기대한다.

국가 예산으로 매명하는 '골목대장'은 필요없다. 국회에서는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법 이야기가 나온다. 국가가 전적으로 지원하는 대한체육회도 선거법을 바꿀때도 됐다. IOC위원도 퇴임 연령을 70세로 제한했다.

아직도 경제 민주화의 대상으로 사업에 충실해야 할 재벌들의 체육단체 독식의 폐단이 나오고 있다. 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는 SK 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핸드볼계는 작잖은 충격에 빠졌다. 우려하던 일이다.

또 오랫동안 경기인 출신이 맡아오던 경기단체를 재벌이 밀어내는 일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 반면 농구인들이 단결해 두 사람의 여야 국회의원을 물리치고 경기인 출신 회장 선출에 성공한 것은 바람직하고 좋은 교훈이다.

IOC 의 로게, 토마스 바흐, 주앙 아벨란제, 리차드 파운드, 나왈 무타와켈, 케반 고스퍼 등은 선수 출신으로 스포츠 행정가, 언론인, 변호사, 장관도 되고 기업 총수도 지냈다. 선수가 감독이 되고, 감독이 대학교수나 총장도 되고 장관이나 국회의원에도 오른다.

한국 체육의 100년 대계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체육계의 체질 개선을 지금부터 해나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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