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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외교 | 태권도
작성일 11.01.05 조회수 2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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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외교] [노트북을열며] 안일했던 평창 유치위(중앙일보 2007.7.11)

중앙일보

입력 2007.07.11 21:08
 

[노트북을열며] 안일했던 평창 유치위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다.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쉬움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네온사인이 눈부시던 춘천 명동의 밤거리는 유치 실패 뒤 밤 10시면 거의 철시 상태라고 한다. 강원도는 말할 것도 없고 대한민국 전체가 집단 허탈감에 빠져 있는 듯하다.

 그동안 우리가 유치를 원했던 국제 스포츠 대회는 모두 한국으로 끌어왔다. 이번 평창 겨울올림픽도 국민은 당연히 되는 줄 알았다. 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실사단이 평창에 왔을 때도, 이번 과테말라 최종 프레젠테이션(PT)에서도 ‘역대 최고’란 찬사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유치에 실패했기 때문에 상실감이 더 큰지 모른다.

 지금 강원도에서는 2018년 재도전 논의가 분분한 모양이다. 특히 여론 주도층을 중심으로 “계속 도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강원일보가 6, 7일 도민 66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71%가 “다시 도전해야 한다”, 25%는 “포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90%가 넘던 유치 열기가 다소 식은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재도전 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3수를 하든, 포기하든 결정은 강원도민이 할 일이다.

 그러나 이번 실패가 충격적이기에 우리 쪽 문제점은 없었는지 잠시 짚어 봐야 할 것 같다.

 평창 유치위를 중심으로 이번 실패에 대한 원인을 푸틴 대통령을 앞세운 러시아의 물량공세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푸틴이 영어와 불어로 연설한 것도 IOC위원들에게 호감을 샀다는 희극 같은 분석도 나온다. 과연 그럴까.

 푸틴의 유치 드라이브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맞지만 우리의 대응 또한 지극히 순진하고 안일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평창은 1차 투표에서 36표를 받아 34표의 소치를 이겼다. 그러나 36표는 평창이 당초 예상했던 47~50표에 한참 못 미쳤다. 정보당국도 43표 정도로 분석했다 하니 정보력 부재가 한심할 따름이다. 유치 지원을 위해 과테말라 현지에 갔던 한 인사는 “우호세력이던 아프리카와 중남미, 심지어 안방인 아시아 표까지 소치로 넘어가고 있는 게 보였는데 평창은 유치가 다 된 양 PT에만 신경 쓰고 있었다”고 전략 부재를 안타까워 했다.

 또 다른 인사는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게 할 IOC위원을 고르는 데도 애를 먹었다”고 실토했다. 평창 지지표로 분류되던 상당수 위원이 소치의 입김에 마음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마란치 전 IOC위원장이 대표적인 경우다. 6월 평창 지지를 밝히면서 과테말라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조찬 약속까지 했으나 온갖 핑계를 대가며 파기했다. 평창 유치위 고위 인사는 “세상이 변했다. 우린 회계가 투명해 로비자금을 쓸 수도 없고, 그걸 용납할 사회도 아니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꼭 “돈 로비여야 하나”란 의문은 남는다.

 1차 때 잘츠부르크를 택했던 대부분의 유럽 표가 2차 투표에서 소치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더욱 그렇다. 평창은 4년 전에도 똑같은 우를 범했다. 유럽 표는 돈보다는 평소 인간관계 등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과 친분이 두터운 체육계 인사들을 내세워 평소부터 공을 들였어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평창 유치위 주변에서는 “4년 전에는 김운용이 있어서 졌고, 이번에는 그가 없어서 졌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돈다. 돈 로비를 하든, 얼굴 장사로 표를 모으든 스포츠 외교에서는 과거 김운용씨 같은 ‘거물’이 필요하다. 친분이 두텁고 신뢰할 만해야 로비가 통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거물을 하루아침에 키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재도전 선언을 하기 전에 패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비책은 세워야 한다.


신동재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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